한때는 취향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좋아하는 영화, 음악, 책 등 취향에 관한 이야기를 나눌 때가 가장 즐거웠고, 자연스럽게 비슷한 결의 취향을 가진 사람들과 자주 만나게 되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는 '취향이 뭐 별 건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365일 중에 300일을 잔잔한 음악을 듣던 사람이었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힙합을 즐겨듣고. 그렇게 스스로 취향이 변하는 것을 느끼면서, 좋아하는 장르를 종잡을 수 없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뭐든 좋아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지, 취향이 없는 사람이 되고 싶었던 건 아니었는데. 작년 한 해를 돌아보면, 무언가를 열렬하게 좋아한 기억이 없더라고요. 무언가를 좋아하는 마음을 조금 내려놓은 대신, 무엇을 불편해하고 싫어하는지 알게 된 한 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겨우 이런 일에 이렇게 스트레스를 받다니! 난 개복치였나?' 이런 생각에 괴로웠을 때도 있었는데요. 이제는 '아, 난 이런 걸 어려워하는 사람이구나. 그럴 수 있어!' 하고 넘길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뭘 할 때 행복해지는지 아는 것만큼, 뭘 할 때 힘들고 스트레스받는지 아는 것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 것들을 발견한 것만으로도 2021년이 의미있었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그래도 2022년에는 더 많은 것들을 시도해보고, '나, 이런 걸 좋아했었지!' 혹은 '나, 이런 것도 좋아하네?' 하면서 새로운 발견을 할 수 있는 해가 되면 좋겠습니다. 새해에도 오래오래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 수다를 떨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새해에도 <망고네 슈퍼>에 자주 놀러와주세요💌

 '어떤 노래 좋아하세요?'라고 묻는다면, 사실 정직하게 부른 사랑 노래를 가장 좋아합니다. 객관적으로 잘 부른다 하기는 어려운데, 첫 소절부터 마음을 뺏겨서 듣게 되는 그런 노래들. 얼마 전, 우연하게 조현철 배우님이 부른 <오, 사랑> 영상을 보자마자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처음부터 대문짝만하게 등장하는 고양이, 중간에 뜬금없이 꺼지는 블루투스 마이크. 영상 처음부터 끝까지 의도하지 않은 자연스러움이 너무 좋아서, 몇 번이고 그 영상을 돌려봤던 것 같아요. 그래서 오늘은 루시드 폴의 원곡을 가져왔습니다. 이 노래를 들으면, 사랑하는 사람이 자고 있을 때 물끄러미 바라보는 눈빛이 떠올라요. 가끔은 가슴 절절한 사랑 노래가 아니라, 멀지 않은 곳에서 물끄러미 바라보는 다정한 사랑 노래가 듣고 싶다면 이 노래를 적극 추천드려요💌

 각종 LP를 비롯해 사장님의 취향이 담긴 소품들을 엿볼 수 있는 경의선 책거리의 작은 카페. 바 테이블 형식으로 되어 있어 혼자 커피를 마시기도 좋고, 저녁엔 와인을 가볍게 마시기 좋은 바로 변신하니 참고할 것.  

안덕 - 서울 종로구 옥인동 19-53 1층

위의 버튼을 클릭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