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SNS에서 그런 말을 본 적이 있습니다. '9-6 근무가 어떻게 워라밸이냐'고 묻는 글이었는데요. 9시 출근하려면 아침 일찍 일어나서 씻고 나가기 바쁘고, 6시에 칼퇴하더라도 왔다갔다 하고 저녁 먹고 나면 남는 시간이 거의 없다고요. 정시출근-정시퇴근을 사수하더라도 '워크'와 '라이프'의 균형을 잡기가 쉽지 않은데, 그마저도 지키기 어렵다면 어떻게 일과 삶의 균형을 잡을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되는 요즘입니다. 사실 올해 신년 목표는 일과 적당히 거리를 두고, 하고 싶은 일들을 다양하게 시도해보자고 다짐했는데요. 정신없이 흘러가다 보니 벌써 5월이 눈앞에 왔네요.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건 에너지가 필요해서 어렵다면, 적어도 일단 좋아할 게 확실한 것들로 채워보려고 노력 중인데요. 겨우 이틀 있는 주말 - 그마저도 주말 출근을 하는 이번 주 같은 날. 어떻게든 주말 분위기를 내보려고 출근 2시간을 앞두고 근처 카페에 왔습니다. 겨우 1~2시간 있으려고 카페를 가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그것도 회사 근처 카페를 - 그런 생각을 하면서 그냥 집에서 뒹굴거릴까 고민했는데요. 그래도 이 날씨에! 주말에! 집- 회사만 반복하기엔 단 이틀뿐인 주말이 너무 아깝게 느껴지더라고요. 다시 출근하면 금방 잊혀질 순간이겠지만, 그래도 조용한 카페에서 음악을 듣는 이 순간만큼은 여유로운 주말의 감각을 즐길 수가 있네요.

 회사 3분 거리 카페에서도 이렇게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걸! 행복이 뭐 대수인가 싶은 날이 있는 한편, 그 별거 아닌 행복 하나 지키기가 왜이렇게 어렵나 싶은 날이 있죠. 이번 주는 유난히 그런 기복이 심한 한 주였습니다. 그래도 그런 한 주를 보내서 그런지 주말은 더 달콤하고, 그냥 버스 정류장에 서서 20분 남은 광역 버스를 기다리면서도 새삼스럽게 즐겁더라고요. '도대체 이게 왜 행복하지?' 싶을 정도로 마음이 여유로웠던 주말을 지나, '도대체 이런 게 왜 짜증나지?' 싶은 월요일을 앞두고 있지만요. 그래도 새삼스러운 즐거움들을 떠올리면서 한 주도 화이팅하셨으면 좋겠습니다💗

 Ps. 저처럼 '도대체 이게 왜 행복하지?' 싶은 순간들이 있었다면, 답장으로 같이 나눠주세요! 

 

 마지막엔 이런 말도. 

 (중략) 

 편지를 다시 쓰기로 했다. 잘못 배달될 지도 모르니, 과거의 이미화가 들어도 속상하지 않을 말을 쓰자고. 마음에 꼭 드는 건 아니지만 나는 내가 되었다고. 이런 어른인 채로 나를 무릅쓰며 살아가고 있다고. 그리고 좋아하는 드라마의 OST도 한 줄 적어 넣었다. 믿어보고 싶은 어른들이 등장하는 드라마였다. 

 플레이리스트를 채우는 가장 좋은 방법은 '헉! 이 노래 좋은데?' 하고 노래를 검색하게 되는 순간이라고 생각해요. 카페에서 대화를 나누다가도 갑자기 대화를 멈추고 '이 노래 뭐지?' 하게 되는 순간들을 좋아합니다. 방문할 때마다 백발백중 취향에 맞는 음악을 발견하게 되는 공간들을 좋아하기도 하고요. 최근엔 카페에서 거의 테이크아웃만 해서 그런 즐거움을 잊고 살다가, 오랜만에 그렇게 발견한 노래를 가져왔습니다. 오프닝에서 언급했던 20분 남은 광역 버스를 기다리면서 새삼스럽게 행복할 때 이 노래를 듣고 있었는데요. 이 노래에 대한 댓글로 '막걸리 한 잔하면서 듣기 좋다'라는 이야기가 있더라고요. 막걸리보다는 산뜻한 샴페인에 어울리는 노래라고 생각했는데, 저도 마침 막걸리를 마시러 가는 길이라 괜히 반가웠던 댓글이었습니다. 이 노래를 들으면서 어떤 음료/주종과 가장 잘 어울리는지 알려주세요! 뭐가 되었든, 다정하고 행복한 순간을 채우기에 적절한 노래라고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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