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3월이 다가왔습니다. '날씨 따뜻해지면 같이 놀러가자, 산책 가자, 맛있는 거 먹으러 가자' 등등 자연스럽게 안부 인사도 변화하게 되는 계절이더라고요. 그 이야기를 주고받으면서 '날씨 따뜻할 때 보자고? 너무 먼 미래 아니야?' 하고 받아치려다가, '그러네, 벌써 봄이 왔네' 하면서 새삼스럽게 시간 참 빠르다고 느낀 요즘이었습니다. 지난 주말까지는 눈이 펑펑 왔는데 말이죠. 

 

 지난 주말, 눈이 펑펑 오는 창밖을 보면서 4시부터 맥주를 마셨는데요. 그렇게 들뜬 마음으로 집에 가는 길, 문득 거리에서 버스커버스커의 '벚꽃엔딩'이 흘러나오더라고요. 하늘에서 펑펑 내리는 눈, 적당히 노을이 진 하늘, 그리고 뜬금없이 끼얹어진 '벚꽃엔딩'. 눈이 오는 날 벚꽃엔딩을 들은 건 처음이었는데, 그 우연한 조합이 너무 잘 어울려서 오래도록 그 순간을 간직하고 싶었습니다. 올해 첫 벚꽃엔딩 개시를 눈 오는 날 하게 될 줄이야. 어떻게 이렇게까지 다 어긋나지? 싶은 날이 있는가 하면, 예상치도 못하게 우연히 잘 맞아떨어지는 날이었던 것 같습니다. 

 올해의 '벚꽃엔딩' 자리는 벌써 2월에 내줬는데, 올해 벚꽃 필 무렵에는 무슨 노래를 듣고 있을까요. 당장 다음주의 마음도, 한두 달 뒤의 내 모습도 그려지지 않을 정도로, 변화무쌍한 시기를 보내고 있는데요. 그래도 확실한 건, 날씨가 따뜻해지면 같이 놀러가고 싶은 얼굴들이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봄을 기대해볼만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미리 계획한 일들이 어긋나고 실망하는 순간들도 분명 이어지겠지만, 눈 오는 날의 '벚꽃엔딩'처럼 분명 또 예상치 못하게 좋은 순간들도 있겠죠. 기왕이면 예상치 못하게 좋은 순간들의 이야기만 들고 올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3월에도 부디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1등보다 잘하는 걸 하자고 결정하고 나니까 힘 줄 것과 포기할 게 보이더라고요. 제가 올해 50살인데, 앞자리 숫자가 바뀌고 나니 더 기대가 돼요. 또 10년 주기가 시작됐구나! 올해는 어떤 액체 괴물이 되어볼까? 하하. 

 2022년 2월 22일 - 세상에 이렇게 2가 많은 날이 있다니! 2시 22분, 22시 22분을 캡처한 사진을 SNS에 공유하는 사람들도 꽤 많이 있었는데요. 아무 생각 없이 2022년 2월 22일을 보냈지만, 그날 저녁에 이 앨범을 챙겨들은 기억만은 선명합니다. 2018년 <장기하와 얼굴들>을 해체한 이후, 훨씬 가벼워진 음악으로 돌아온 장기하. <공중부양>이라는 앨범 제목 하에 총 5개의 노래들이 담겨있는데요. 듣는 내내 시간이 흘러도 여전히, 이렇게 독보적인 자신만의 색을 유지한다는 게 참 부럽기도 하고 멋지기도 하더라고요. 그런 의미에서 '모든 것을 다 이기는 최고의 자랑'인 '부럽지가 않어'를 가져왔습니다. 음원으로 들을 때보다 라이브 영상으로 보는 게 훨씬 더 좋더라고요. 타인을 부러워하고 질투하는 마음에 짓눌리지 않을 정도로만, 때때로 부러워하고 질투하면서 살면 좋을 것 같습니다. 3월의 첫주, 함께 들어요☕

락희 -  서울 용산구 효창원로15길 26-4 

언덕 위에 위치한 작은 벽돌집이 인상적인 산천동의 우리밀 베이커리. '여기에 있는 게 맞아?' 싶은 위치에 있긴 하지만, 위스키 크림을 가득 채운 크루아상 등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메뉴들이 눈에 띄는 곳. 

알로할로 - 서울 마포구 망원동 395-12 1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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