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작하고 좋아하는 것들
1. [일간 이슬아]를 구독했습니다. 일간 이슬아를 읽으면서 너무 좋다... 500번 외치다가 [망고네 슈퍼] 뉴스레터를 쓰기 시작했는데요. 너무너무 좋아해서 무언가를 시작하게 만든 시리즈가 돌아와서 기쁠 따름입니다. 매일매일 수십 통의 이메일을 받고 쓰는 사람이 되어서 읽는 [인생을 바꾸는 이메일 쓰기] 특집이라니. 저는 주로 의뢰하는 쪽의 일을 하고 있는데, 섭외 의뢰하는 쪽과 섭외 문의를 받는 쪽 양측에 서 있는 작가님의 입장에서 보는 글이 얼마나 재밌는지! 이 특집을 읽고 '인생을 바꾸는 이메일'을 써야겠다는 원대한 꿈은 없고요. 깔끔하게 말이 잘 통하는 이메일을 쓰는 사람 정도로 남고 싶어하면서, 아름다고 멋지고 웃긴 이메일들에 감탄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사실 저는 빈말을 못하는 사람인데, 얼굴 보고는 당연히 못하고 전화로도 카톡으로도 빈말은 못하는데, 이메일로는 종종 빈말을 하곤 합니다. 이메일은 친근하면서도 용감해질 수 있는 매체라 좋아합니다 (빈말을 할 용기 혹은 아주 솔직해질 용기가 생김). 연재를 오래오래 해주시면 좋겠어요. 이 친근하고 용감한 매체를 오래오래 사랑하게요.
2. 드라마 [그들이 사는 세상]을 다시 보기 시작했습니다. 진짜 유튜브도 싫고 릴스도 싫고 드라마도 싫고 아무것도 보기 싫은데 또 가만히 있기엔 고요한 혼자 사는 삶... 그런 날에 [그들이 사는 세상]을 틀었는데요. 끝없이 찌질하다고 하지만 아직도 이 드라마 속 정지오를, 이기적이라 하지만 아직도 이 드라마 속 주준영을 사랑하지 않을 방도가 없더라고요. 수면실의 작은 이층 침대에 나란히 누워서, 오늘 선배가 무지무지 보고 싶었다고 고백하는 주준영. 그리고 담담히 아빠가 엄마한테 이혼하자고 했다고 고백하는 주준영. 그런 고백에 뭐라고 묻지도 당황하지도 않고 그냥 뒤에서 사랑한다고 말해주는 정지오. '사랑해'와 '무지무지 사랑해'가 담담하게 오가는 그 장면을 어떻게 안 사랑할 수 있지... '사랑해'라는 말은 진부해서 별로 안 좋아하는데, 이렇게 진심이 담긴 '사랑해'는 사랑이라는 표현 말고는 대체 불가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선배 너는....' 주준영이 정지오를 부르는 저 호칭도 엄청 좋아했는데요. 살면서 '선배 너는...' 부를 일은 없더라고요. 선배면 선배고, 너는 너였지. 가끔 오빠, 너, 야, 니 같은 호칭을 기분 따라 섞어 부를 땐 있었지만.
3. 3가지를 묶어서 '다시 시작하게 된 것들' 특집으로 묶으려고 했는데, 더 이상 떠오르는 게 없네요. 편의점 삼각김밥도 늘 새로 나온 신메뉴를 먹고, 과자 취향도 '타코맛 감자칩'처럼 이상한 이름에 끌리고, 젤라또도 '아보카도 와사비맛'처럼 신기한 맛 하나씩은 꼭 고르는데요. 새로운 걸 무지무지 좋아하는 사람이지만, 시간이 흘러 이렇게 좋아했던 걸 또 봤을 때의 감흥이 분명 있는 것 같아요. 요즘은 아침 출근 전 머리 말리면서 [일간 이슬아]를 읽고, 회사에 대한 분노로 인해 아직 완벽한 퇴근 모드가 되지 못했을 때 [그들이 사는 세상]을 봅니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현실을 잊고 그들이 말하는 이야기 세계에 빠져들어서 그 이야기 속 인물들을 사랑하게 되어버려요. 얼마 전엔 '왜 이렇게 세상이 아름답지 않은 거야!' 혼자 짜증내다가 '세상이 아름답지 않으니 아름다운 문장이라도 읽어야겠어' 하고 책을 읽었는데요. (이런 사고의 방식으로 책을 읽은 건 저도 처음이었습니다) 여전히 엉망진창인 세상을 그리고 있지만, 아름답고 섬세한 문장으로 재해석하는 세계가 거기에 있더군요. 너무너무 좋았습니다. 제 나름대로 현실을 잘 도피하며 지내는 요즘입니다. 역시 저에겐 좋아하는 마음이 삶을 지탱하는 원동력인가 봐요.
Ps. 지난주 또'갈'집에서 소개했던 서촌의 아이노가든키친에서 찍었습니다. 저는 음식 사진에 소질이 없다는 점을 참고 부탁드려요.
아름다운 게 좋은
망고네 슈퍼 주인장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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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적인 저속노화볶음밥 한 입🌿
Youtube <셰프 안성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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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프님 유튜브까지 잘하시면 어떡해요... 사실 흑백요리사 볼 때 안성재 셰프님의 큰 팬이 되진 않았거든요. 저는 늘 심사위원보다 도전자의 입장에 몰입하는 사람이라, 대단하신 분이지만 인간적으로 팬이 되는 느낌은 아니었어요. 그런데 요즘 제일 재밌게 보는 유튜브 채널 중 하나라 가져왔습니다. 셰프들의 인생 맛집을 방문하는 '별들의 맛집', 셰프 안성재가 아닌 인간 안성재의 모습을 보여주는 '안성재 x 밖성재' 등 다방면으로 인물을 활용한 시리즈 기획을 정말 잘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공개된 안성재 셰프의 1:1 요리상담소 컨셉의 '안성재거덩요'도 정말 재밌더라고요. '재료에 대한 이해도가 있으면, 얼만큼 익고 어느 상태에 뭐가 들어가냐에 따라 향과 맛이 달라진다' 그 말을 요리로 바로 증명한 회차였던 것 같아요. 대단한 재료 없이, 대단한 레시피 없이도 어떻게 썰고 어떻게 익히고 어떤 순서로 얼마나 요리하는지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는 것. 사실 저는 아무렇게나 먹고 살긴 하지만, 저렇게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려고 노력하는 셰프님들을 보면 멋지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도 요리를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오랜만에 들었습니다. 다들 요리 좋아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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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삶의 과정에 중심을 쏟아붓는 작업을 하나하나 해나가면 자연스레 시가 뒤따라옴을 느끼기도 한다. "방 안에 핀 곰팡이를 어떻게 없애야 할까. 이게 요즘 제 화두예요. (웃음) 누구도 저 대신 곰팡이를 없애주지 않잖아요. 생활하다 보면 스스로 답하고 실행해야만 다음으로 넘어가는 질문이 있더라고요. 그게 아무것도 아니라고 느껴져도 물음 하나하나에 성실하고 창의적으로 답해보려고 노력해요. 곰팡이를 지운 뒤 페인트를 바를지, 내가 좋아하는 벽지를 붙일지요. 그러면 싫어하는 마음이 조금씩 옅어지기도 해요. 무언가를 싫어하다 보면 그건 구속이 되더라고요. 세탁한 뒤 빨래를 널고, 시장에 가서 가격의 변동을 느끼고, 요리를 해서 끼니를 챙기는 것. 이런 생활의 행위 자체에 집중하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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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작은 일에 행복해지는 대신, 작은 일에 분노하는 사람이기도 한데요. 요즘은 작은 일에 분노하지 말아야지, 덜 미워하면서 살아야지 마음 속으로 다짐하면서 집을 나서요. 그래서 '성실하고 창의적으로 답변하다 보면 싫어하는 마음이 옅어진다'라는 이 인터뷰가 너무 좋더라고요. 어떤 생활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저는 일단 멀리서 보면 참 시트콤 같은 일이라는 생각을 먼저 합니다. 며칠 쉬고 왔더니 갑자기 집 냉장고가 고장나서 덜덜거린다거나, 갑자기 집 와이파이가 며칠째 안 되어서 뭘까? 생각했는데 온 동네가 정전이 된 이후로 고장났던 거라든지. 되게 절묘한 타이밍에 절묘한 이유로 문제들이 발생하고, 당장 해결해야 하는 생활의 문제만 아니었더라면 피식 웃고 넘길 수 있는 시트콤 같은 일이었을 텐데! 이렇게 생각해요. 그렇지만 해결 방안을 찾는 과정에서 짜증을 잘 내기 때문에, 이 인터뷰처럼 일부러 더 성실하고, 일부러 더 창의적인 방안을 생각해보는 것도 좋겠다 싶더라고요. 예전에 이옥섭 감독님이 "만약에 누군가 너무 미우면 사랑해버려요"라고 말했던 것처럼. 싫어할수록 해결 방안을 열심히 찾아보는 것. 싫어하는 일이 되도록 안 생겼으면 좋겠지만, 생기더라도 창의적인해결 방안을 찾으며 싫어하는 마음이 옅어지는 한주 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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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달한 프렌치토스트 한 입🍳
Hard Life - Petty Crim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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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사소한 범죄를 좋아하는 게 틀림없어. 내 마음을 훔쳐갔으니까.' 아주 귀여운 가사로 시작하는 영국 밴드의 곡을 가져왔습니다. 선곡이 좋은 카페에서 책을 읽고 있다가, 좋은 노래가 들려서 바로 검색해서 찾은 곡인데요. 나중에 다시 들으려고 곡 제목을 검색해보니까, 원래 봤던 밴드명은 Easy Life였는데 다시 찾으니까 Hard Life만 있는 거예요. 만우절도 아니고 왜 정반대의 의미로 밴드명을 바꿨을까? 비하인드를 찾아보니 영국 항공사 Easy Jet의 모기업 이지 그룹에게 그룹명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소송을 당해서 밴드명을 바꿨다고 하더라고요. 사실 노래 자체는 언제든 듣기 쉬운 가벼운 음악 쪽에 가깝지만, 늘 사는 건 쉽지 않으니까 개인적으로는 새로 바뀐 밴드명 'Hard Life'가 더 마음에 드는 것 같기도 해요. 처박아뒀던 예쁜 옷도 좀 꺼내입고 향수도 뿌리고 기분 좋게 나가고 싶은 날에 자주 들었던 노래입니다. 특히 봄에 들으면 잘 어울릴 만한 곡들이 많아서, 여유롭게 커피 한 잔하거나 드라이브하실 때 듣는 걸 추천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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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고네 '갈'집🍋
<망고네 슈퍼> 주인장이 언젠가 가고 싶은 위시리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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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마카레, 하야시라이스 등 진한 카레 한상을 맛볼 수 있는 합정역 근처의 식당. 일단 톡 터지는 달걀의 비주얼이 참 예쁘고, 바 좌석도 있어서 혼밥에도 최적화된 곳.
이북식 삼계백반이라는 독특한 메뉴로 인기를 끌고 있는 안국역 근처의 신상 식당. 삼계백반 이외에도 매운닭찜, 청국 닭도리탕 등 닭을 다루는 다양한 메뉴들이 있는데, 한옥 식당인데다가 다양한 소스에 잘 삶아진 닭을 찍어먹을 수 있는 곳. 웨이팅은 필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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